마카오 2 (2010년)
2010년 10월
셋째날, 오늘은 타이파 지역에서 돌아다니기로 작정했다. 아이들이 아직 자고 있을 때, 해변가를 거닐며, 사전답사를 했다. 호텔 바로 옆에 인접해 있는 검은모래 해변을 따라올라가면 휴가촌 같은 것이 나온다. 바비큐 해먹는 자리가 있고 테이블이 있어서 야외에서 고기구워먹기좋은 시설에 텐트를 펴기 좋게 자리도 깨끗이 정리해 놓고. 여기서 살게 되면 가끔 해변가에 와서 고기구워먹는것도 괜찮을 듯. 버스정류장으로는 한정거장이지만, 걸어서가니 꽤 시간이 걸린다. 특히나 호텔로 돌아올때는 차도를 따라 왔더니 더 한참을 돌아서 아침 운동을톡톡히 했다. 애들 보고 이만한 거리를 걷자고 하면 무어라고 할까? 호텔에돌아와서 라면을 먹자는 아이들 성화에 아침은 호텔방에서 비상식량으로 가져온 사발면으로 해결했다. 걸어갈까말까 하다가 호텔앞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비는 기본요금이 3$여서비싼 편이다. 가까이 가려면 택시가 더 쌀 것같다. 우리는네 식구니까.
말이 통하지 않는 운전사에게 어디까지 데려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버스노선표를보고 내릴 곳을 기억해 둔다. 목적지는 콜로완 어촌마을. 마을에도착해서 로타리를 돌아서 정류장에 내려놓는다. 드라마 ‘궁’을찍었다고 해서 한국사람들이 종종 찾는 곳, 에그타르트(달걀케잌)으로 유명한 곳. 버스정류장 바로 앞이 에그타르트 가게이다. 관광객들과 이 곳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가 에그타르트를 사간다. 마치어떤 호두과자나 찐빵 특산지에 온 듯. 우선 마을로 들어가보니, 안내에서본 정통 포르투갈 음식점이 보이고, 파스텔톤의 노랗고, 파랗고한 집들이 해안가를 따라 죽 늘어서 있다. 보통의 어촌마을같아 보이지는 않고, 예술적이고 조용하다. 강건너 중국본토 땅은 무언가 건물이 올라가고, 배들이 왔다갔다 하며 분주한데, 이곳은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하다.
여기서도 성당을 찾아 들어간다. 프란치스코 자비에르 성당. 아시아 선교의 사명을 잘 이행한 주교의 이름을 딴 성당이라고 하는데, 성당분위기가좀 색다르다. 노란색벽이 동화속에 들어온듯 한데, 거기다가토속적이라고 할까? 유치원같다고 할 만한 분위기의 장식품들. 역사가오래되다 보니, 이곳 문화와 많이 어울러진 듯하다. 드라마‘궁’ 마지막회에서 주인공들이 다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여기서 찍었다. 그리 길지 않은 길을 다시 걸어나와 타르트가게에서우리도 한상자를 사서 먹는다. 맛있기는 한데, 그렇게 열광할만하지는 않은데, 간단한 한끼 식사가 가능할까? 로터리 중앙에있는 천사조각도 잊지말고 쳐다볼 곳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한다. 지도를 보니 부근에 가는 것 같아, 탔는데, 기사가 영 불친절하다. 여기쯤인것 같은데 하고 물어보니, 내리라고 문을 열어준다. 아기자기한가게들이 몰려있는 쿤하거리를 죽 걸어내려간다. 아이들은 패스트푸드저이 있다는 것에 감격하고, 나는 길가의 중국노점식당들을 궁금해 하면서. 여기도 표지판이 잘없다. 그리고 길이 직선이 아니라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방향감각을 잃기 쉽다. 포르투갈의 집들을 잘 재현해 놓았다는 주택박물관이 목적지인데, 조금긴 거리를 걸어야 하지만, 찾기는 어렵지 않다. 그런데 약간은실망이다. 주택 안을 들어가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아니라 약간은 틀리게 지어진 3채의 파스텔톤의 포르투갈 주택이 있는 것은 맞는데,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밖의 모습만 보게되어 있는 것이다. 만일 어제 비슷한 색꺌의 성당과 오늘 아침의 비슷한 색깔의 집들을 보지 않았다면모르겠지만, 이미 많이 구경한 입장에서는 그 내부만 궁금할 뿐이다.
걸어서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베네시안 호텔로 걸어간다. 베네스와비슷하게 꾸며놓은 호텔,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촬영지. 한마디로 거대한 쇼핑몰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섰는데, 저녁나절로 바뀌면서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난 파란 하늘로 바뀐다. 일본오다이바 쇼핑센타와 같이 천장을 막아서 하늘모양으로 칠해 놓은 것인데, 일본보다 규모 면에서 4배 이상은 되는 듯하다. 대장금이라고 한국음식점이 이 내부에 있다고했는데, 표지판에는 보이지 않는다. 알고보니 푸드코트 내의여러 음식점 중 하나가 대장금이다. 우리 부부는 한국음식, 아이들은닭고기와 스파게티를 다른 가게에서 골라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는데 옆에 앉은 중국사람이 가까이앉은 인도 가족들이 손으로 음식을 먹는다고 우리보고 보라고 한다. 뭐 그럴 수도 있지. 근데 그 중국사람은 카지노에서 돈을 거의 잃은 폐인으로 보이는 것은 왜일까?
베네시안호텔 내부에는 물길을 만들어 놓고 베네스와 같이 곤돌라가 운행되고 있다.기분을 내기 위해 곤돌라를 탔는데, 4가족 사진을 먼저 찍어주고, 이것 저것 얘기를 건다. 우리 배의 사공은 필리핀 여자이다. 이것저것 화제를 끌어내서 얘기를 붙여 분위기를 맞취주려고 노력하고 중간에 노래를 불러 주는 서비스를 한다. 그리고 실제 베네스에 가면 곤돌라 타는 것이 엄청 비싼데, 여기서탄 것이 행운이라고. 마카오 전체가 면세라고 하나, 명품쇼핑을하기에는 아무래도 비싸다. 몇 군데 구경하고는 간단한 기념품들을 사고,아이들은 계단에서 내려다 보이는 카지노가 아무래도 궁금한가 보다.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서 수영장으로 향한다. 이 곳은 야외 수영장이있고, 조그마하게 실내 수영장도 옆에 있다. 물에 들어가기는약간 춥기는 한데, 실내수영장에는 온수안마풀이 있어서 잠시 들어가서 몸을 녹일 수도 있다. 단, 별다른 놀이시설은 없다. 이곳 손님들은 미국계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가족 동반이. 임신해서배가 불룩한 미국여자와 막 걷기 시작해서 무턱대고 풀장 주위를 걸어다니는 사내아이를 쫓아 다니는 미국남자 부부가 조금 인상깊었다. 엄마는 여유있게 책읽고, 아빠는 애 쫓아다니고.
저녁은 호텔 내, 일식집에서 먹기로 했다. 꼭대기 층에 올라가니 골프클럽인데, 여기는 어떻게 된 일인지 분명꼭대기로 올라갔는데, 뒤로 골프장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골프클럽에서 한 충 아래로 일본음식점. 실제 일본사람이 운영하는 듯이 깍듯한 서비스가 느껴지는 음식점이다.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가 TV앞에 앉았다. 여기 TV는 광동어 방송이라 알아들을 수 없지만, 뜻밖에도 한국가수들 특집프로가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보고 즐거워한다. 단, 예고편과는 틀리게 소녀시대가 나오지 않아 범조가 조금 실망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