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감상/세계여행지
말레이지아 코타키나바루 2 (2009년)
변치않는회색
2013. 12. 13. 23:46
2009년 10월
섬에
서 나와 호텔로 돌아와도 3시 정도, 방에 들어가서 잠시 쉴까 했는데, 수영장을 본 아이들이 수영장으로 뛰어 든다. 우리는 느긋이
수영장 옆에 앉아 쉬고. 마젤란 쪽 수영장은 건물과 붙어 있어 수영장보다는 연못 같은 느낌이 드는데, 깊이가 1.5M 정도로
유지되어 있다. 음식을 먹다가 수영하다 하기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약간은 답답한 느낌이다. 마리나 쪽 수영장은 2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나는 얕은 물에 슬라이드까지 있어 아이들 놀기가 좋고, 바로 옆으로 1.8M 깊이로 50M 길이의 풀장이 있어 수영에
자신 있는 사람들이 수영할 맛이 난다. 우리는 그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수영을 가리킨 보람이 있어, 범조는 그 깊은
물에서 겁도 없이 몇 번을 왕복한다. 희조도 수영장가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노는데, 자유형하는 폼은 꽤 좋아졌다. 아직 왕복할
정도 실력은 못되지만.
나 중에 피시픽 쪽 수영장도 들렸는데, 원형으로 얕은 물에서 놀면서 수영하기 좋은 정도인데, 좀 좁다. 밤중에 조명을 받으며 수영하는 기분이 꽤 괜찮다. 한국같으면 밤에 수영하는 것을 생각하기 힘들텐데, 여기가 적도는 적도인가 보다. 아무튼 별다른 여행일정을 짜지 않았기 때문에 3일 동안 열심이 수영장을 다녔다. 아이들 말에 따르면 이렇게 수영하는 것이 질릴 정도인 적이 처음이라고.
이 곳에서 한국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곳이 우리가 묵은 “수트라”하고, 가까이에 있는 “탄중아루”이다. 공항과 시내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하고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한다. 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넥서스”하고 “베링거스”가 있는데, 가까운 곳에 다른 시설이 없는데, 내부에 음식점이 별로 없기 때문에 매일 거의 같은 음식점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수트라”는 내부에 음식점이 여러 개 있다. 건물마다 음식점들이 있고, 이탈리아 요리, 중국요리점도 있다. 아침, 저녁 부페에는 한국사람 식성에 맞추어 김치나 된장찌개까지 나오고. 우리가 선택한 패키지는 자유일정 중에는 점심식사는 우리 부담이고, 저녁식사는 부페 가격 기준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음식점을 선택해서 식사를 할 수 있어, 한가지 음식에 질리지 않아 다행이다. 물론 시내까지 10분이면 나갈 수도 있지만, 마지막 날 시내 관광 패키지가 있기 때문에 구태여 나갈려고 애쓰지 않았었다.
하루쯤 바깥으로 나가볼까 하고 찾아보니, 사실 갈 곳이 많지는 않다. 시내 관광은 제껴두고, 많이 권하는 것이 강 상류 탐험이다. 강을 따라 배를 타고 올라가며 맹글로브 나무와 코큰 원숭이들과 그리고 반딧불이를 구경하고 오는 것인데, 맹글로브는 빈탄에서 한 번 본 적이 있고, 그 때도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뱀밖에 보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 그리 내키지 않았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지 안내하는 사람이 반딧불이 라는 한국말을 알고 있었다. 그다음은 산에 오르는 것인데, 이곳에는 4000미터가 넘는 산이 있어 산밑에서 산정상까지 모든 기후의 생태계를 다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지역이라고 한다. 그리고 라플라시아 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이 있고, 벌레 및 작은 짐승을 잡아 먹는 네펜데스라는 식물고 있는 지역인데, 한참을 올라가야 하고,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같은 관광객은 보통 산중턱의 식물원을 구경하고 온천관광을 하거나 밀림 속에 매어둔 그물다리를 건너는 정글탐험을 한다. 특이한 경험이겠지만, 2시간 넘게 가야 하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좀 먼 편이다. 그 밖의 악어농장 같은 곳도 있지만, 그리 가고 싶지는 않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 수영만 하다가 느즈막이 쇼핑몰에 가 볼려고 길을 나섰다. “원보르네오”라는 곳인데, 인터넷에는 여러가지 체험도 할 수 있는 것처럼 선전되어 있어 선택한 곳인데, 막상 가서 보니 잘못된 정보였다. 그나마 재미있게 돌아다니다 온 것이 다행이다. 새로 생긴 쇼핑몰이고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시내의 와리산 거리에서 무료로 셔틀버스가 왔다갔다 한다. 사람이 많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버스표 (몇 시 차에 몇 명이라고 쓴 쪽지)를 받아 들고, 가게들 사이를 지나면서 구경을 했다. 가게들을 보니, 그냥 여기 나와서 밥을 먹어도 좋겠다는 느낌이 든다. 시간이 되서 정류장으로 가보니, 이미 버스가 와서 서있다. 늦었나 싶어 얼른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버스에 오르려고 하니,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한국과 중국에서 살다 보니 너무 전투적으로 바뀌었나 보다. 버스가 청소 중이고 다른 사람들은 청소 끝나면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먼저 타려고 그 사이를 헤치고 나간 꼴이 되었으니…
높은 건물에 여러 층에 걸쳐 여러 가게가 있지만, 그다지 특이해 보이는 곳은 아니고, 특별이 싼 것도 아니라서 굳이 들를 필요까지 없었을 것 같은데, 명품가게와 일용품가게가 섞여 있어 기념품 몇 개를 사고, 5링겟(말레이지아 화페단위로 5링겟이면 중국돈 10원 정도)샵을 구경하면서 반지와 코피흘리는 모양이 그려진 마스크, 혀 내민 모양이 그려진 마스크를 사고서 즐거워한다. 이걸 쓰고 학교가면 다른 아이들이 무어라고 할까? 선생님께 선물하면 이 마스크를 끼고 다니실까? 체험이라고 한 곳은 가게 4~5칸 면적으로 밀림 및 동굴모양으로 꾸며놓고는 그 곳에 뱀하고 거북이, 개구리 같은 동물들을 조그마한 우리에 넣고 구경하는 곳이었다. 질리도록 뱀을 구경하고, 밀림 구경하고 나왔다고 길을 나선다. 돌아올 때도 무료 셔틀을 이용하려고 했더니, 예약이 꽉차서 1시간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예약은 걸어두고는 반대쪽으로 나와서 결국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
텔에서 마지막 저녁이라고 제일 비싸게 부페에서 저녁을 먹었다. 세미부페라고, 사람당 부페요금을 내고 한가지 요리씩 주문하고서
가운데 차려둔 음식들을 집어먹는. 해물요리, 닭요리, 소고기 요리를 시켜놓고는 연어훈제, 여러가지 샐러드, 초밥 같은 것을 집어
먹느라니 그 것만으로도 배부를 정도이다. 저녁을 먹고 마지막으로 온 가족 모두 야간 수영을 하려고 했더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보통은 한 시간 정도 내리고 만다는데, 장마비 내리듯이 계속 비가 내린다. 내일은 시내투어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고생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