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 코츠월드 3 (2011년)
2011년 10월
오늘도 하루교통권을 사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런던에 오면 누구나 보러가는 버킹엄궁전에 교대식을 보러 가려 한다. 성수기에서는 매일 볼 수 있지만 비성수기에 오면 짝수 일또는 홀수 일에 번갈아 가면서 한기 때문에 오늘 보지 못하면 보러 갈 기회가 없다. 하이드파크를 가로질러 걸어갈까도 생각해 봤는데, 너무 먼 것같아 버스를 타고 하이드파크 동쪽 끝에 내려서, 그린 파크 쪽으로 걸어갔다. 높은 담벽도 고풍스럽다. 그린파크는 하이드파크에 비해 높은 나무가 많은 것같다. 죽 사열해있는 나무들 사이로 낙엽을 밟으며 걸어가는 것도 상긋한 아침공기와 함께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옆으로마차가 지나간다. 관광객용인지 아님 아직도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인지, 영화에서 보는 옛모습과 유사하게 복장도 잘 갖추고 있다. 그린파크끝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한다. 궁궐 앞에 화장실이 있을리 만무하고 그린파크 북쪽끝에있는 화장실을 지도에서 확인해서 다녀오라고 했는데, 못 찾아서 고생했다고 한다. 결국은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해결했다고. 런던에는 화장실이 많지 않고, 게다가 유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미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
궁전 앞은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어디가 좋은 자리인지 알수가 없어 (왜 인터넷에는 그런 글을 안 올리는지) 궁궐문 건너편 분수대 밑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앉아 있어 옆에 같이 앉았는데, 나중에 시간이 다가오니, 모두가 일어서서 통제선에 붙어 선다. 그리고 그다지 좋은 위치는 아닌 것 같다. 궁궐 담에 붙어 있는자리가 더 나을 것 같다. 교대식 중에 궁궐 문안에서 무언가 행사를 하는데, 전혀 볼 수가 없고 들어가고 나올 때만 그 유명한 털모자를 쓰고 행진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물론 맨 나중에는 궁궐 정문을 열고 행진을 하는데, 사람이 많지않을 때는 그 시간에 맞추어 와서 잠깐 보고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멋진 모습의 기마경찰과 행진하는모습이 재미있기는 한데, 2시간 넘게 투자한 시간이 좀 아깝다는 느낌이 든다.
교대식이 끝나고 제임스파크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곳은 좀더 숲이 우거진느낌이 들고 곳곳에 화단도 제법 있다, 야생화 비슷한 꽃으로 가득한.중간의 개울도 자연상태와 비슷한 느낌이 들고 어느 정도 나아가니 길과 멀리 떨어져 새들의 개울로 변한다. 제임스파크 끝쪽에는 전쟁내각기념관이 있고 다우닝가가 있는데, 그다지흥미가 없어 구경을 하지 않고 웨스트민스터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생각보다 금방 빅벤이 보인다. “저게 빅벤 맞아? 스몰벤이네!” 생각보다 크기는 크지 않다. 옛날에는 대단한 크기이겠지만, 현대에는 워낙 큰 건물, 큰 광고판이 많으니까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잠시 쉬기 위해 강가로나가 노점상에게서 핫도그를 하나씩 사먹는데, 핫도그란 말을 못알아 듣는다. 할 수 없이 홋도그라고 주문을 한다. 일부러 못 알아 듣는 척 하는것인지… 핫도그는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요기거리는 된다. 강 건너에 있는 런던아이가 가깝게 보인다.
빅벤, 한국으로 치면 국회의사당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는데, 가이드 투어를 2시간 있다가 가능하다고 한다. 기다렸다가 구경하기는 시간이 애매하고, 또 그다지 내부를 보고 싶은마음이 들지 않아 (혹시 의원들이 연설하는 모습을 보면 재미 있으려나?)외부만 간단히 구경하고 웨스트민스터 수도원으로 간다. 길가에는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며저마다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몇 명을 죽인 살인자를 처벌하라고, 그리고 한국 말로 남북통일. 주장하는 건 자유지만 누구 보고 무엇을하라는 건지?
수도원은 어제 본 St. Paul 보다 고풍스러워 보인다. 외관만 볼 때는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건물인데, 입장료가 꽤 비싸다. 그래도 그만한 값어치는 하는 것 같다. 안에 들어가니 내부가 웅장해보이는데, 양 옆으로 미로처럼 여러 방이 있다. 친절하게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는 한국말 안내기를 하나씩 준다. (무료로) 각각의위치에 번호가 있어서 해당되는 번호를 누르면 그 곳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다. 수도원이라고 하지만거의 무덤에 가깝다. 각각의 방마다 사연이 있는 무슨 왕, 왕비, 공주의 관들과 기념하는 조각들이 있다. 생전의 모습과 자녀들의 모습을만들어 놓은 것에서 이집트에서 미이라를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편으로는 유명한시인, 과학자 들의 자리가 있다. 밟고 지나가는 위치에 이름이새겨진 돌판이 있어 밟고 지나가는 것이 좀 미안한 생각이 드는데, 맨 마지막으로 세계대전에서 희생된모든 군인을 추모하는 곳이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사원에서 나와 트라팔라 광장으로 버스를 타고 간다. 다음 목적지는내셔날 갤러리.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런던에는여러 개의 미술관이 있는데, 이 곳은 좀 오래된 그림들이 많고, 피카소를보러 다른 곳을 갈까 하다가 이 곳을 가기로 했다. 점심을 무얼 먹을까 했더니, 가까운 거리에 샌드위치 가게가 있는데, 진열되어 있는 상품을 집어계산을 하고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곳인데, 맛도 있고, 가격도저렴한 편이다. 단, 4명이 앉을 자리가 많지 않아 간신히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어떤 메뉴는 HOT이라고 적혀 있어많이 팔리는 메뉴인가 했더니, 따로 전자레인지로 따뜻하게 해주는 메뉴다.
유명한 명화들을 공짜로 보는 것이 좀 미안하긴 해서, 1파운드를 기부한다. 약도를 펼쳐들고 어디로 가야 하나, 모든 걸 다 보기는 힘들테고해서 궁리를 하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름이 눈에 띈다. 우선그 곳에 가서 구경을 하는데, 감흥이 그리 높지는 않다. 그리고미술관 일부분이 들어갈 수 없게 제한되어 있다. 저녁때 이곳에서 음악회를 한다고 몇 군데 구역에서 리허설을하고 있다. 미술품에 둘러 싸인 공간에서 음악회를 하는 것이 생경스럽긴 한데, 좋기는 할 것 같다.
처음에는 한 개 한 개 모르는 화가의 작품이라고 지켜보다가 나중에는 팜프렛에 나와 있는 꼭 봐야 할 작품 목록들을찾아 다녔다. 각각의 시대에 맞추어 추세를 볼 수 있고, 비교도할 수 있어 흥미로운데, 아이들에게는 조금 지루한 듯하다. 단지, 교과서에 나온 몇 개 작품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인다. 그 유명한고호의 해바라기가 이곳에 있었는데,가까이서 보는 그림은 거칠은 터치가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고호가 생전에 인정을 받지 못했듯이 우리도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자주 봐야 하나보다. 차라리 점묘화 그림 몇 점이 익숙해 보인다. 쉬엄 쉬엄 보아서 그런지시간이 금방 지나가서 미술관 밖을 나오니 벌써 날이 어두워 지려고 한다.
버스를 타고 빅토리아역으로 가면서 못 본 주변 경치를 구경하고, 맥도날드에들어가서 저녁식사를 한다. 한국에서 뮤지컬을 예약을 하고 왔다. 유명한뮤지컬이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킹 그리고 Wicked 가있는데, 그 중 Wicked를 보려고 한다. 오즈의 마법사를 다른 각도에서 본 작품인데, 나쁜 마녀가 어떻게나쁜 마녀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것도 인터넷에서 미리 예약을 했다. 예약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여러 군데 있는데, 찾다보니 저녁식사까지포함해서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그런데 잘 살펴 보니,선택할 수 있는 자리가 약간 한쪽으로 치우친 자리뿐이다. 이왕 보는 것 좋은 곳에서 보자마음먹고 제값 주고 가운데 쪽의 적당한 위치에 예약했다. 마지막에 창구에서 찾을까, 티켓을 프린트할까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서 프린트를 했는데, 극장에가니 프린트한 종이의 바코드를 읽어서 입장을 시킨다. 주위를 둘러 보니, 빈 자리가 하나도 없이 꽉찼는데, 여행객 옷차림의 관객은 우리 밖에없는 듯하다. 위에서 관객석을 내려다 보고 있는 용이 웅장한데, 범조는저 용이 우리 쪽으로 튀어 나올 거라고 희조를 놀린다.
무대 장치며 노래, 춤 모두 멋있는 뮤지컬이다. 단지, 가끔 분명 유머스러운 대사를 해서 모두가 다 웃는데, 우리 가족만 왜 웃는 지 몰라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고, 내용상, 어린이를 위한 뮤지컬이기 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뮤지컬이다. 그래서관객도 어린이가 거의 없었다. 특별히 어린이가 보기 곤란한 장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악 개념에서 벗어나서 약간의 비꼼과 반전 그리고 마녀가 사실은 악한 마녀가 아니라는 일반 사회에서 생각할때는 당연한 얘기 때문에. 그래도 아이들도 재미있게 봐서 다행이고, 아마도화려한 무대 때문에, 남자 아이를 만족시키는 박력 있는 무대와 여자 아이가 좋아할 공주 풍의 무대까지모두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뮤지컬이 끝나니 밤이 많이 늦었다. 그래도 다행히 호텔까지 가는 버스가부근에 있어서 편안히 호텔로 돌아간다. 그러고 보니 런던에서 택시는 타본 적이 없다. 돈도 많이 들고 오히려 불편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