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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감상/세계여행지

말레이지아 코타키나바루 1 (2009년)

2009년 10월


올해의 중국 국경절은 건국 60주년 기념이라 성대하기도 하지만, 추석과 겹쳐서 8일 연휴로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길다. 너도나도 여행을 떠나면 당연히 가격도 높아지는 법, 여기저기 알아보니 하이난도 북해도 모두 2만원 이상 비용이 들어 외국으로 나가는 것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문제는 항공권 구하기 인데, 여행사에 예약을 해두었건만 계속 확인이 안되다가 연휴 3일 전에나 확인이 되어 코타키나발루로 떠났다.

 

코 타키나발루는 대부분 인도네시아 땅인 보루네오 섬 북쪽에 존재하는 말레이지아 땅으로 말레이지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서 비행기로2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데, 뜻밖에도 한국에서 직항기가 있어 한국에서 여행하기 편하다. 북경에서 갈려면 싱가포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거나 인천을 들러서 가야 하는데, 인천 들르는 비행기가 조금 싸다. 적도 부근이고 바닷가이기 때문에 수영하는데는 문제가 없고, 우기가 있지만 잠시 비를 피하면 되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다고 한다. 단지 여행 계획할 즈음에는 태풍이 혹시 지나갈지 걱정이 되었는데, 바로 며칠전에 필리핀으로 태풍이 지나갔다. 금방 다시 오지는 않겠지

 

보통은 자유여행으로 비행기와 호텔만 예약해서 여행을 했는데, 이번은 반자유여행이다. 첫날은 베이징에서 인천을 거쳐 코타키나발루까지 도착하면 밤 12시 호텔들어가 자고, 둘째날은 패키지로 섬에 가서 스노클링, 셋째, 넷째날은 자유시간이고, 다섯째날은 시내관광 및 쇼핑 패키지 후 밤 12시 비행기타고 다음날 오전에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자유시간동안은 그냥 호텔에서 쉬다가 마음 내키면 호텔에서 알아봐서 떠나면 되겠지.

 

베이징에서 인천까지는 이제는 마치 고속버스 타고 내리는 듯하다. 시간도 그렇고, 수속도 많이 간단해졌기 때문에. 그런데 잠시 머무르는 인천공항은 기분이 새롭다. 4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바깥으로 나갈 생각은 못하고, 입국검사장을 바라보며 지금 내가 한국에 와있는 것인지 아닌지? 법적으로는 여기는 외국인가? 아이들은 서점으로 달려가서는 사고싶은 한국책을 고른다. 학교에도 한국책이 많고, 가끔 한국에서 주문을 해서 한국책이 풍족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부족함을 느끼나 보다. 어른들은 한국 돈을 한푼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범조는 작정을 하고 한국 돈을 가져와서는 자기가 읽고 싶은 책도 사고, 희조하고 엄마한테 돈도 꿔준다. 또다시 5시간 비행, 좌석이 반 이상 비어 있어 편하게 앉아오긴 했는데, 밥 한끼 먹고, 영화보고 나서도 1시간이 남았다. 비행기가 작아서 인지 많이 흔들리기도 하고.

 

적도라고 해도 그렇게 덥지는 않다. 몇 발짝 걸으니 벌써 공항 밖, 무비자여서 더 빠른가 보다. 한국여행사 세 곳에서 푯말을 들고 서 있다. 우리가 선택한 여행사 손님은 우리 가족뿐이라고 한다. 넓직한 차에 타고 10분 정도 가니, 호텔. 비록 밤 12시 가까운 시간이지만, 그리 늦게 도착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번 여행은 방 2개를 예약해서 묵는다. 방 하나에 4명이 묵을 수 없다고 해기 때문에. 한 방에 짐을 몰아 놓고는 여자 방, 남자 방으로 헤어져서 잠을 청한다. 이렇게 넓은 방을 둘이 쓰다니, 좀 낭비다 싶다.

 

우리가 묵은 곳은 Sutera harbour. 가운데에 마리나 및 골프장이 있고 그 양쪽으로 퍼시픽, 마젤란 2개의 건물동이 있는데, 마젤란은 건물이 낮고 열대지방 건물 같은 형태이기 때문에 이국적인 맛이 있는 방면에 퍼시픽은 고층건물에 일반적인 호텔 형태로 생겼다. 각 건물동마다 수영장이 있고 그다지 멀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 묵던지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묵은 곳은 퍼시픽 쪽이고 6층인데도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좋다. 카드키를 방 입구의 홀더에 끼워야 전원이 들어오는 방식인데, 방 하나에는 망가져서 끼우지 않아도 정상작동해서 편했다. 다른 방은 너무 에어컨이 세서 추웠는데, 알아보니, 전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에어컨이 계속 작동하게 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낮에도 카드키를 끼워놓아 에어컨 온도 조정이 되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걸 몰라 첫날 밤은 좀 춥게 하루를 보냈다.

 

영화에서 보았던 요트들이 가득 정박해 있는 마리나 옆을 지나가니, 부둣가 바닷물 속에는 열대어들이 많이 모여든다. 적도니까 열대어인 것이 당연하겠지만, 수족관을 보는 듯하다. 인천에서 바로 앞의 섬에 갈 때는 차를 싣는 큰 배로 30분에서 1시간 걸렸던 생각을 했는데, 쾌속 보트로 10분만에 섬으로 이동했다. 그러고 보니 처음 타보는 쾌속보트다. 바닷가에서 잠시 태워주고 비싼 값 받는 것을 보긴 했는데, 타본 적은 없었는데, 타볼 만도 했을 것 같다. 붕붕 날아다니면서 파도를 튀기는 맛이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듯하다.



 

강렬한 태양이 내리 쬐는 모래사장에는 다행이 나무 숲이 있고 그 곳에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해 놓았다. 스노클링 장비를 하나씩 지급 받아서는 숨쉬기 연습을 하는데, 수영에 자신이 붙은 범조는 금방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고, 희조는 한참을 익숙해 지지 못하다가 나중에는 재미있어 한다. 해안가까이는 모래밭이어서 물고기가 많지는 않다. 그래서 사람들이 식빵 같은 것으로 물고기를 유인해서 구경을 하는데,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산호초들이 있어 물고기가 많지만 깊은 편이라 좀 겁이 난다. 범조는 겁없이 혼자서 Sea walking 을 하겠다고 뛰어 갔다. 공기가 파이프로 공급되는 잠수 장비를 머리에 쓰고,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서 걸어 다니면서 물고기들을 구경하는 것인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말미잘 속에서 노는 니모를 저마다 손에 들고 사진을 찍었다. 장사 속이 보이기는 하지만,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일 테이고, 그 용기가 가상하다.









 부페 스타일로 차려진 점심을 먹고 좀더 수영을 하다가 지친 어른들은 그늘에 앉아 쉬고, 아이들은 모래를 가지고 모래성을 쌓고 있다. 바닷가 와 본지 한참이 되기는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