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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감상/세계여행지

일본 오사카, 교토, 동경 4 (2009년)

2009년 1월


도쿄에서의 일정은 특별히 어떤 곳을 들른다기 보다는 특색있는 각각의 거리를 구경하는 것으로 잡았다.
원래의 일정은 어제 도착해서 도쿄 역 부근을 구경하고 밤중에 도쿄타워에 올라가서 야경을 구경하는 것이었는데, 취소하고 아침 느즈막히 도쿄도청으로 향했다. 지하철 역으로 한 정거장 가서 신주쿠 역. 도청까지 가는 길이 한참 먼 데, 무빙보도가 있어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바쁘게 출근하고 있는 시간에. 책에서는 도청이 찾기 힘들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좀 이해가 안된다. 이정표따라 죽 가다가 지상으로 올라가니 높은 건물이 바로 도쿄 도청인데. 일본말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는지? 도청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높은 건물이다. 이 높은 건물이 다 도청으로 쓰이는 것인지? 도쿄에는 전망대가 여럿있는데, 그 중 하나가 도청이고 특히나 이 곳은 무료이다. 남 쪽, 북 쪽 두 개의 전망대가 있는데, 그 중 한 곳만 올라갔다. 날씨가 좋으면 후지산까지 보인다고 하는데, 구름때문인지 후지산은 보이지 않고, 옆의 큰 건물들과 그 건물 옥상의 헬리콥타 착륙대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이 전망대 매점. 아기자기하게 진짜 사고 싶은 마음이 들만하게 물건들을 전시해 놓았다. 무료인 대신에 수익사업을 하는 것인가 보다. 그리고 전망대에서 내려와서 3층에 도쿄 여행 안내 센터가 있다. 패키지로 동경 부근을 다니고 싶은사람은 이 곳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듯. 도쿄 지도 한 장 집어 들고 길을 나선다.






다음 들를 거리는 하라주쿠. 패션의 거리라고 했던가? 역에서 내려 방향을 잘못 잡아서 메이지진구 입구까지 들어 갔다. 엄청 큰 입구를 지나 아늑하게 큰 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어 나무에서 풍기는 기운들이 기분 좋은 곳인데, 입구만 보고 다시 나왔다. 오늘 하루 많이 걸어야 할테니까. 하라주쿠 거리에 들어서니 눈에 띄는것이 옷가게들과 크라페 가게 들이다. 한 개 쯤 사먹자고 했더니만, 아직까지 속이 좋지 않아 속이 느글거릴것 같다고 거절해서 맛은 보지 못했다. 사실 이번 일본여행에서 속병들이 나는 바람에 일본음식은 입에 대지 못했다. 간장 냄새만 많아도 속이 뒤집힐 것 같다고 해서. 기대보다는 하라주쿠 거리가 그리 길지는 않아 금방 큰 길까지 나와 버렸다. 식사도 좀 할까 했더니만 마땅한 음석점은 안보이고, 한 블록정도 걸어 키디랜드로 같다. 마음먹고 아이들에게 장난감들을 사주려고 선택한 곳이다. 지하부터 5층까지 장난감들로 가득찬 데, 포켓몬 앞에서 떠날줄을 모르더니만, 4천엔씩 장난감을 고르라고 했는데도 고르지 못한고 조그마한 사탕과 소품 몇 개를 고른다.

장난감 고를 때는 2시간 가까이 피곤한 줄 모르더니만, 다시 길을 나서니 툴툴대기 시작한다. 하라주쿠에서 비탈길을 조금 올라가면 오모테산도이다. 넓은 거리에 가로수들이 무성하고 직장인들의 발걸음들로 바쁜데, 음식점 찾기가 힘들다. 일본음식을 거부하니... 고민하다가 지하철 역으로 내려가서 역내 식당가에 자리잡고 각각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 먹는데, 네 명 함께 앉을 자리가 없다. 그래서 결국 앉은 자리가 흡연석. 옆으로는 혼자 식사하러와서 담배 피고 있는 사람들이 죽 앉아 있는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담배연기를 맡으며 밥을 먹는 것도 고역이다.

롯본기와 긴자는 포기하고 곧장 오다이바로 향한다. 오다이바는 인공섬으로 큰 쇼핑몰을 특색있게 꾸며 놓고 사람들을 부러 모으는 곳이다.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게 되는 데, 빌딩 숲 사이를 지날 때는 밑으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춤학원에서 춤 연습하는 사람들이 창문으로 보인다.  긴 다리를 통해 바다 위로 지나가게 되는데, 겉에서 볼 때는 멋있는 데, 막상 다리 위로 올라가고 보니, 다른 열차와 유사하다. 역에서 내려 비너스 동상을 먼저 찾아가서 기념 사진을 찍고 먼발치로 방금 지나 온 금문교 이미지를 풍기는 다리를 쳐다 보고, 바로 앞에 후지 TV 건물이 있어 무척 놀라와 한다. 포켓몬에 나온 방송국과 똑같다고. 사실 견학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일정상 좀 힘들 것 같고, 말도 잘 안통하기도 하고. 쇼핑몰 안의 음식점에 들어가 차 한잔 음료수 한 잔 시켜 놓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바다를 쳐다 보면서.






얼 마간 쉬다가 다른 쇼핑몰로 향한다. 가까운데도 택시를 탔더니, 택시기사가 무척 놀란다. 그래도 꽤 되는 거리인데... 이 곳 쇼핑몰에서 특이한 것은 1층에 있는 애완견 전문 상가이다. 애완견과 함께 산책하라고 빌려주기도 하는데 시간이 늦어져 할 수 없었는데, 주위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예쁘게 생긴 애완견들을 데리고 다니고 있고, 애완견 파는 가게와 애완견용 옷, 심지어는 전용 사진관까지. 층을 올라가니 직접 디자인 한 듯한 옷들로 가득한데, 천장은 하늘에 구름이 잔뜩 껴있는듯한데, 사실은 하늘이 아니라 천장에 비춰진 영상이다. 비가오나 눈이 오나 항상 똑같은 하늘을 보게 될 것이고 군데 군데의 장식물들과 조각들이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음식점들도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 양이 많은데, 배고프지 않다고 해서 먹지는 않았다.

다리를 쉴 겸, 전망도 구경할 겸. 회전전망대에 올라서 한 바퀴 돌다 내려왔는데, 도쿄 타워는 잘 보였지만 어두운 밤 바다는 별로 감흥이 없다. 돌아가는 길에 도요타 차 전시회도 구경하고...



민박집이 있는 신오쿠보는 한국음식점이 여럿있다. 비록 맛은 좀 달짝지근한 것이 한국음식같지 않지만. 그래도 음식이 그쪽이 입에 더 맞는다고, 한국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