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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감상/세계여행지

이탈리아 4 : 티볼리 & 아시시 (2012년)

2012년 10월


다섯 째 날, 아말피의 아름다운 바다 경치를 즐기며,조금 늦게 길을 나설 생각도 있었는데, 아시시로 떠나기로 한 이 날이 성 프란체스코성인의 축일이고, 범조의 세례명이 프란체스코이기 때문에 일찍 아시시에 도착하자고 하여 조금 일찍 길을 나선다.아시시는 13세기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방탕한 생활을 하다 갑자기 경건한종교의 세계로 빠져 든 성자 프란체스코의 이야기와 깊은 관계가 있다. 직접 아시시로 향하면5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중간에 로마 부근의 도시인 티볼리를 들러서 잠시 구경하고가기로.

 

 

티볼리에는 2,3 개의 정원이 있는데,그 곳이 좋다는 조언을 받아 들여, 그 중의 하나인 빌라데스테로 가기로 했다.고속도로를 벗어나서 티볼리 시내에 들어가서는 제법 높은 언덕 길을 오르기 시작하는 데, 앞에 사고가 나서 길들이 많이 막혀 있다. 그리고 네비가 가리키는 곳에는 도착했는데,빌라데스테 간판 하나도 보이지 않고 공원 같은 주차장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곳에차를 주차했어야 하는데, 자리가 하나 밖에 없고 큰 차를 주차하기에는 좀 적당치 않아 보여 다른 곳에 주차하기로하고 부근을 헤매는데, 주차할 곳 찾기가 힘들다. 시골에 가까운 지방이라넓은 공터가 있으려니 했더니만 한참 헤매다 보니, 사설 주차장 같은 곳이 눈에 띄어무턱대고 그 안에다가 주차를 한다. 돈을 받으러 오지도 않고, 주차기계도없다. 가구점 내지는 실내 수리점의 주차장이었다. 나중 일은 나중에생각하고 그냥 정원으로 향한다. 이 곳에서 정원까지도 꽤 먼 거리이다.

 








빌라데스테는 우리가 지나친 공원 주차장에 가까운 거리인데, 입구는 작아서 눈에 잘 안 띄는 것이었다. 표를 사서 들어가서는 건물은 대충 보고는 곧 정원으로내려 간다. 우리가 들어온 쪽은 평지에 가까웠지만 정원으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고, 서로 교차되는 길들을 따라 내려 가면서 이끼류, 풀들, 그리고 분수들이 어울러 져서 깊은 숲 속에 들어온 것과 같은 향기를 풍긴다. 몇 군데 엄청난크기의 분수들은 과연 옛날에는 저만한 크기의 분수에 어떻게 물을 공급했을 지 의심을 품게 한다. 한적하게거닐면 상당히 좋은 곳인데, 마음이 바쁘다. 차도 걱정되고,빨리 아시시에 도착해야 하고

 

구경을 끝내고 주차장에 갔더니만 사고가 발생했다. 주차장 문이 닫혀 있는 것이다. 우리 차는 문 사이로 보이는 데, 방법은 없고. 무턱대고 건물의 초인종을 누르니, 4층에있는 사람이 내려다 보고서는 손으로 3자를 보여 준다. 30분 또는3?하는 수 없이 점심부터 해결하기로 하고 가까운 동네 음식점에 들어가서 조각피자를 시켜 먹는다. 넓은 판에다 피자를 미리 구워 놓고 조각을 내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은 싸지만, 맛은그저 그렇고, 좀 딱딱한 편이다. 이탈리아 동네 체험을 마치고 다시원래 장소에 돌아가니, 주차장 건너편 상점이 열려 있다. 들어가서 물어보니, 언제 올지 모르는데 4에 올 수도 있다고한다.  무슨 장사가 점심시간을4시간이나 가지는지 2가 넘어서 3 까지 기다려야 하나 했는데, 다행이 예상보다 조금 일찍 주차장 문이 열렸다.멀리 가지는 못하고 길거리에 앉거나 서성대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차가 한 대 들어간다. 잽싸게 차를 향해 뛰어 들어가서 시동을 거니, 안에 있는 사람들이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 보는 듯하다.

 

아시시까지 가는 길은 몇 개의 산맥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길이 험하리라고 생각했는데,터널을 많이 뚫어 놓아 운전이 힘들지는 않았다. , 새로 길을 만들었는지 네비가 가리키는 길하고 실제 길하고 차이가 있다. 대충 표지판을 보고방향을 잡고는 멀리 보이는 성당을 향해 나아간다. 다행이 이 곳은 주차시설이 잘 되어 있다.예상보다는 많이 늦은 시간이지만, 성당에 올라 가니, 프란체스코 성인의 축일이어서 그런지 무슨 행사를 하고 있다. 잠시 보려고 하니,금방 끝나, 성당에 들어 가서 자리에 앉았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 수 없는 강론을 듣고, 성가를 들으면서 앉아 있다가, 그 만큼을 미사 참례한 것으로 생각하고 일어서서 지하 성당을 구경한 후 밖으로 나왔다.

 







조금은 밋밋한 모양이기는 하지만, 주위와 상당히잘 어울리는 성당이다. 높은 곳에 있어서 전망도 좋고 성당에서 또 위 쪽으로 올라가는 골목길도 옛 정취가가득하다.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가까이에 있는 성녀 클라라 성당을찾아 간다. 성당 구경도 구경이지만, 그 앞에 있는 상점에서 기념품을사기 위해서. 그런데 지도에는 클라라 성당이 없다. 여기서는 이탈리아어로키아라(Chiara) 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이다. 안내표지는 잘되어있지 않아 찾는데 조금 고생을 했지만, 이 곳은 주차장이 더 잘 되어 있는데, 주차장 입구에서 본 성당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올라가다 보면 문 닫았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주차장에서 성당 입구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밑에서 바라볼 때는 흰 색의 성당인가했는데, 입구에 다가서니 갈색 빛을 띈 조금 평평해 보이는 성당이다. 이곳에도 성녀의 신체를 유리관 안에 모셔 놓았고 생전에 입던 옷들을 전시해 놓았다. 시간에쫓겨 바쁘게 성당 구경을 하고 문을 나서니, 내려다 보이는 고요한 마을에 저녁노을이 아름답다.

 




아시시에 숙소를 알아보면서 일반 호텔보다 특별한 곳은 없을까 찾아보다가 농장에서 묵는것을 계획했다. 대부분의 농장이 하루 단위로는 묵을 수 없고 며칠을 묵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그 중에 다행이 하루 숙박이 가능한 곳이 있어 예약을 했다. Le Mandrie di San Paolo 곳인데, 지도로 확인해 보면 주변에 아무 것도 없이 달랑 농장이 있는 곳이라 걱정이 되기도했지만, 영화에서 보이는 농장을 상상하면 예약을 했다. 그 외에 특이한숙소로는 수녀원에 묵는 방법도 있다. 원래 여자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수녀원인데, 가족단위로 숙박을 하면 남자도 들어갈 수 있다고.

 

어느덧 날이 어두워져서 네비에 의존해서 숙소를 찾아간다. 주위는 숲으로 우거져있고 구불구불한 길이어서 눈으로는 방향잡기가 쉽지 않다. 다행이 간판도보여 커브를 돌았는데, 네비가 안내를 멈춘 시점에서 불 꺼진 건물이 보인다. 혹시 예약이 잘못된 것인가? 불이 꺼져 있고, 문도 잠겨있어 흉가를 방불케 한다. 가까이에 다른 건물을 보니 성당인데, 역시문이 잠겨있고. 전화를 해서 물어 봐도 여기가 어디인지, 방향을 어떻게잡을 지 안내 받기는 힘들 것 같고. 고민을 하고 있자니, 아이들도불안해 한다. 그런데 마침 산꼭대기로부터 내려오는 차가 보이고, 산꼭대기에불빛이 보이는 듯 하다. 혹시 저 산꼭대기에?

 

무턱대고 차가 내려왔던 길로 오르는데, 차 한대만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이다. 한참을 올라가서 건물입구로 들어섰는데, 간판이 걸려있지 않다. 말이라도 물어보자 하고 얘기하고 있는 두 사람 앞으로 다가섰더니,남자 분이 한참을 기다렸다고 반가와 하고는 다시 여자 분하고 얘기를 하는데, 바닥을보니 예약한 농장의 이름이 적힌 간판이 보인다. 한참 후에야 우리와 얘기를 하는데, 약간은 수다스럽다. 우리는 빨리 짐 풀고 밥 먹고 싶은데 아무튼 산꼭대기에서 내려다 보이는 야경이 아름답다. 건물 뒤로는 숲이 우겨져 있어 바람이 불면향긋한 숲 향기가 느껴져 환상적이다. 우리가 안내 받은 곳은 2.정말 고전적인 문에 고전적인 열쇠를 열고 들어서니, 2개가 붙은 숙소. 문에서는 동화 빨간모자가 생각난다. 늑대가 작은 창에다 밀가루 묻힌 손을 보여주는 취사가 가능하도록 현대적으로 꾸며진 방에 장식하고,창은 고전적으로 꾸민 것이 옛 정취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꾸민듯하다. 식당도똑같이 고전적으로 꾸며져 있고, 반쯤 말린 듯한 얇은 육포를 준다. 식사도 맛있게 하고, 이곳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포도주 한 병을 시켜서 여행의 호사를 즐긴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하늘이 가깝게 느껴지고,저 멀리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슬이 내려 촉촉한 숙소 부근을 산책하니,잘 꾸며진 앞마당하고, 텔레토비 동산에서 뛰어 노는 토끼 들, 그리고 군데군데 놓은 색색의 의자들과 테이블이 앙증맞다. 바로 밑으로는 올리브 농장이다.사실 포도 농장을 상상하면서 예약을 했었는데. 그리고 숙소 위로는 야외에 수영장을만들어 놓았다. 아침에는 수영장 위에 덮개를 해놓았다가 해가 뜨니, 덮개를 개방한다. 날씨가 추워서 수영할 수 있는 날씨는 아닌데, 여름에 오지 않은 것을 아쉬워한다. 여름에 이런 곳에서 며칠 지내며 쉴 수 있으면 좋을텐데

 







오전에 올리브유 만드는 공장을 견학했다. 이 곳농장 주인은 여자가 없어서 결혼을 못했다고 하는데 (여기도 농촌 총각은 결혼이 힘든가 보다)올리브 농장하고 공장을 소유해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공장은농장에서 멀리 떨어진 평지에 있는데, 각자의 차를 타고 주인을 쫓아가 올리브를 씻어서 쪼개고 짜서 기름을빼내고 원심분리한 후, 적절한 배율로 혼합하는 과정을 정말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을 하는 것을 들었다.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올리브유하고는 무언가 다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농장을 나와 피렌체로 향하는 길에서 네비는 또다시 실수를 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부근의 맥도날드를 지정했는데, 맥도날드 간판은 보이는데, 바로 앞은 철도이고, 계단으로 이루어진 지하 보도통로 앞에서 직진하라고 한다.세상에! 차에서 내려 길을 건너가 먹을 것을 사서 차로 돌아 온다.혹시나 주차 잘못했다고 끌고 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