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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감상/세계여행지

마카오 3 (2010년)

2010년 10월


넷째 날, 여유롭게 하루를 쉬자고 생각한 날이다. 마음 내키면 홍콩 다녀오든지, 아님 그냥 호텔 수영장에서 쉬든지하려고. 사람들로 가득 찬 관광지에서 줄서서 기다릴 생각을 하면 홍콩에 다녀올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온도가 생각보다 좀 낮은 편이라서 수영장에 들어가기는 좀 춥다고 느껴지는 날씨다. 더군다나 비가 조금씩 내렸다 말다 하고.

 

간단히 시내 다녀와서 공연을 좀 볼까 했는데, 오늘 하루는 무언가인연이 닿지 않는 하루였다. 베네시안 호텔에서는 서커스를 개조한 공연을 하는데, 서커스라면 중국본토에서 휠씬 더 잘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는데, 여기마카오에서 구경할 이유는 없을 것 같고, 베네시안 건너편에 위치한 시티오브드림에서 하는 공연이 관심을끌었다. Dancing of water 라는 제목에 수족관에서 하는 공연인데, 규모도 크고 내용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비싼 입장료이지만 다른곳에서는 못 보는 공연이라 예약을 해볼까 하고 전화를 했더니, 월요일,화요일은 공연이 없다고 한다. 보통 월요일 공연이 없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화요일도 공연이 없다니. 미리 알아보고 미리 구경했어야 하는 건데.

 

무조건 시내로 나가자고 아침도 안 먹고 호텔로비로 나섰는데, 셔틀이꽉차서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핀트가 안 맞는 하루였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등대로 가자고 했다. 마카오 반도 중간에 있는 등대인데, 마카오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곳이다. 시간이 촉박한 여행에서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들르지 않아서 그런지 소개한 곳이 많지 않은데, 생각보다 괜찮은 곳이다. 원래는 시내에서 내려 아침을 사먹자고 해놓고서등대까지 걸어가기 보다는 이왕 택시 탄 것 끝까지 올라가자는 욕심에 아침 먹는 것도 잃어버리고 등대 앞에 내렸다.등대 주변에는 숲이 잘 우거져 있어 아침 운동하기 좋은 환경인데, 성벽을 빙 돌아 가니등대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계단 끝에 다다르니 바로 앞에 보이는 성당. 여기도 성당이 하지만 문이 닫혀있다. 너무 일찍 와서 그런 듯. 여기 성당은 안 들어가겠구나 하고 한 발 내딪는 순간 성당 문이 열린다. 마치우리를 기다린 듯이. 정확히 성당문 열리는 시간에 도착해서 성당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 곳 성당은 오래되어 훼손된 벽화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한눈에 보아도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성당 바로 옆의 등대에 올라가지는 못하지만, 그 주위로 바라보는 경치가새롭다.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경치에서 우리가 지나온 곳들을 찾을 수 있다. 바로 밑으로 아담하게 기독교인 묘지가 보이고, 다리들이 보이고 카지노빌딩들이 보이고, 그런데 마카오를 대표하는 무너진 성당은 아파트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등대에서 내려와 계속 걸어가니, 숲길이 계속되고 운동 시설과 놀이터가보인다. 그리고 산 밑으로 내려가는 케이블카가 있다. 사실걸어 내려가도 얼마 안 되는 거리인데, 원래 계획은 남쪽으로 내려가서 한번 들려본 패스트푸드 점이나, 한국 음식점에서 식사를 할까 했었는데, 가격도 저렴해서 케이블카의유혹에 빠져 산 북쪽으로 내려간다. 남산 케이블카의 반 정도나 될까 하는 짧은 거리, 표 파는 사람도 케이블카 도착 지점의 안전 요원도 졸고 있어서 깨우기가 좀 민망했다.

 

별다른 관광지도 없는 평범한 거리에서 밥 먹을 곳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중국식음식점들과 빵집은 있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중간에 바나나 하나 사먹고 계속 북쪽으로. 이 곳 사람들은 밖에서 외식을 거의 하지 않는지, 음식점 자체가별로 없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는데, 우산을 살까말까 망설이는 통에 모퉁이에서 낯익은 M자를 발견했다. 패스트푸드로아침 겸 점심을 푸짐하게 사먹고, 비 그치기 기다리며 창 밖을 내다 본다. 여기 아이들은 하얀 색 옷이 교복인가 보다. 마침 하교 시간인지 (여기는 중국이면서도 국경절 연휴가 없나 보다.) 우산을 들고 아이들을마중 나온 어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게 안으로 몰려 든다. 비가 좀 가늘어 져서 다시 길을 나선다. 지도를 보니 한 모통이만돌면 개경주장이 있다. 말들이 경마를 하듯이 여기서는 개를 가지고 경기를 시키고, 거기에 돈을 걸곤 한다. 특이한 경주여서 구경하려고 했었는데, 여기서도 또 실수였다. 한국의 경마장처럼 계속 경기가 있겠거니 했더니, 7 30분에 한다고 한다. 미리 시간을 알아 보고 밤에 왔어야 했는데,




벽화를 그려 마치 오래된 건축물처럼 보여 개경주장 답지 않은외관을 구경하고 사진 한 장 찍고서 택시를 잡아 탄다. 아까는 보이지 않던 가게들, 음식점들이 이 쪽 방향에는 왜 이리 많은 지? 해사박물관으로 목적지를잡았는데, 이 것도 실패였다. 바다와 관련된 사람들 생활에대한 박물관인데, 택시를 내려서 보니 한 가득 중국인 관광객들이 보이는데, 해사박물관 바로 앞에 있는 아마템플이라는 절을 구경 온 것이다. 정작해사박물관은 화요일에 휴관.

 

또다시 허탕을 치고 걸어서 펜허 성당으로 향한다. 둘째날 호수가에서올려다 보았을 때, 하얀 불빛에 비추어 허공에 떠있는 듯이 보이는 성당인데, 올라가는 비탈길이 꽤 가파르다. 양 옆으로는 부자집들로 가득한데, 경비들이 삼엄한 눈초리를 보내고 차고하고 문 앞에는 감시카메라가 달려있고, 깨끗하기는한데, 좀 삼엄한 주택가를 지나 산꼭대기에 오르면 성당이다. 화사해보이는 포루트갈식 성당과는 틀리게 단아해 보이는 성당이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결혼을 하려고 신랑신부 한 쌍이 열심이 사진을 찍고 있다. 성당과 어울린 앞의 풍경과 내려다 보이는 바다와 탑, 다리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다시 비탈길을 내려와 역시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포루트갈 대사관 옆을 지나 관망대 탑까지 걸어간다. 버스를 탈까 했더니, 버스타러 정류장까지 올라가나 그냥 걸어가나거리가 비슷할 것 같다. , 마지막의 전망대 앞은 달리건널목이 없어 무단횡단을 해야 했다. 어딘가 있기는 했을텐데

 

아이들 기분을 풀어주려고 장난감 가게를 먼저 들린다. 다리 아프다고투덜대던 것이 어디가고 이것 저것 구경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대부분의 장난감은 다른 곳이나비슷했지만, 마카오답게 카지노의 도박기계들을 장난감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저녁시간이라면 360도 회전하는 식당에서 밖의 풍경을 구경하며, 식사를 할 수도 있는데, 시간이 좀 이르고, 그냥 전망대만 보기로 하고 엘리베이터을 탔는데, 내리는 층이 두군데 있다. 낮은 층은 전망대, 위 층은 실외 활동 구역. 그냥 구경하는 전망대와는 틀리게, 이 곳에서는 전망대에서 번지점프도하고, 줄을 묶고 난간을 걸어다니는 등의 활동이 있다. 실외활동구역은 그런 활동을 위한 곳인데, 활동을 안 하더라도 올라가는 데는 제한이 없었다. 밑의 층에 내려서 밖을 보기 위해 창가로 다가 섰는데, 일부구간의밑 바닥이 유리이다. 물론 강화유리를 써서 그 위에 서도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내심마음이 떨린다. 비가 와서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는데, 사방을구경하고서 아이스크림과 와플을 사먹고 위층으로 올라간다. 비가 와서 인지, 번지점프하는 사람은 없었는데, 스카이 워킹(난간 걷기)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그냥 걷는 것도 무서울 것 같은데, 뛰기도 하고, 줄에의지해서 매달려 미끌어 지기도 하고. 옆에 붙여 놓은 사진들을 보니,무서움 타지 않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고 느낀다. 아주 어린 아이까지도 참여한 사진이있다.

 





전망대에서 내려 오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저녁먹기 좀 이르긴 한데, 다른 곳으로 찾아가기도 애매해서 피자음식점에들어가 저녁식사를 했다. 그렇게 전통 피자인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런데로맛은 괜찮은 편이다. 져녁을 먹고 택시를 탈까 했는데, 바로앞에 보이는 시티오브드림 버스. 택시도 눈에 안 띄고 돈 몇 푼 절약해 볼까 하고 버스를 잡아탄다. 호텔 셔틀은 모두 공짜이니까. 그래서 시티오브드림 내부를 구경하러들어간다. 베네시안과는 비교 안되는 짧은 쇼핑몰, 푸드코트는휠씬 깨끗해 보인다. 여기는 물이 주제인지 바깥쪽의 분수도 시원하고,내부에는 벽면을 타고 흐르는 물들. , 아이들놀이터 하나는 크게 있다. 2시간 단위로 돈을 받는데, 중학생이들어가기는 좀 창피하지 않냐고 말려서 밖으로 나온다. (나중에 꽃보다 남자를 보니, 주인공들이 여기서 논 것 같다. 애들처럼.)

 


밖은 어두워 졌는데, 호텔로 돌아가는 길은 멀다. 택시를 타려는 줄이 길어서 베네시안 쪽이 좀 나으려나 하고 건너 갔다가 오히려 더 길어서 다시 돌아오느라고시간만 허비한 것이 또 추가된 실수. 이 곳 마카오는 택시가 빨리 오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정도인 것 같다.

 

 

마지막 날,


체크아웃하고 저녁 7 40분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오후 시간 보내기가 애매한 일정이다. 아침을먹고 프론트에 가서 체크아웃을 늦춰줄 수 있냐고 했더니, 원래 11체크아웃 시간을 오후 2시로 연기해 준다. 느긋하게 수영장에 가서오전 시간을 보낸다. 처음 물에 들어갈 때는 좀 추웠는데, 들어가서수영을 하니, 그래도 할 만하다. 물 만난 인어인 듯, 희조는 연신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수영도 곧잘 한다. 적당히놀고서 체크아웃 후, 짐을 프론트에 맡기고, 해변으로 나간다. 해변에서 좀 떨어진 위치에 정통 포루트갈 식당이 하나 있다. 잘모르는 메뉴들을 뒤져가면서 이 것 저 것 시켰는데, 양이 꽤 많이 나와 배부르게 먹으면서 생맥주도 시켜먹고, 무료 WiFi 서비스를 이용해서 인터넷도 들어가 보고.

 



이 곳 해안은 검은모래해안으로 이름이 붙어 있다. 밑은 모래인데, 위 층은 가벼운 검은 흙이 덮여 있어, 바람이 불면 검은 흙이 날리면서연필로 줄을 그었다 지웠다 하는 듯하다. 바닷가 쪽은 갯벌 같은 느낌의 검은 빛이고. 이 곳에 특이한 개가 한 마리 있었다. 처음에 무척 놀랐었다. 해안에 가까이 갔더니, 하얀 개 한 마리가 가로로 누워있어 누가 죽은 개를 여기 가져다 버렸나 하고 놀랐는데, 떠드는 소리에 슬그머니 일어서는 것이다.

 






바닷가는 영원한 아이들의 놀이터이다. 모래에 장난을 하며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아이들은 놀고, 어른들은 테이블에 노트북을 켜고 가져간 드라마를 쳐다 보고. 어느 새,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호텔 셔틀을 타고 공항에 내려서 집으로 돌아 간다. 마카오에 도박하러 가는 사람하고 성지순례하러 가는 사람하고 어는 쪽이 더 많을까? 시내에 음식점 찾기가 좀 힘들어서 그렇지, 다른 편의 시설면에서는 가족휴양지로 쉬었다 가기에도 괜찮은 곳, 그러면서 성당에 관심있다면 질리도록 많은 성당을 구경해서 어느 성당이 어느 곳인지 헷갈릴 지경이 되는 곳이 마카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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