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4박5일로 일본 일정은 끝이다.
마지막 날, 하나라도 더 보러 돌아다닐까, 아님 호텔방에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늦게 호텔을 나설까 고민을 하다가 아침까지 호텔방에서 어제 사온 빵으로 때우며, 10시가 거의 되어 길을 나선다. 원래의 계획은 우에노 부근하고, 시간이되면 아키하바라까지 구경하는 것. 우에노 공원은 한번쯤은 들어갈 만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일찍 출발했다면 닛포리까지 전철을 타고 가서 우에노 공원 북쪽의 야나카 영원에서부터 우에노 공원, 그리고 도쿄 대학까지 걸어봐야지, 그리고 전자제품때문에 꼭 들렸던 아키하바라는 에니메이션관련 상점들 구경을 위해 들려볼 까 하는 계획이었다.
늦게 호텔에서 나오면서 체크아웃하고 큰 짐은 다시 포론트에 맡겼다. 어차피 이 곳 우에노에서 기차를 타고 공항에 가야 하므로. 아이들의 희망 사항이었던 100엔 샵을 먼저 들른다. 공항가는 기차 타기 전에 잔돈을 해결하려고 들르곤 했던 곳인데, 예전 일본 출장 왔다 가면서 이곳에서 닌텐도 게임 케이스하고 펜, 그리고 비즈 재료를 사준 것이 아이들에게 싸게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으로 기억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물건들이 예전보다 못한 듯하다. 비즈 재료가 몇 개를 남겨놓고 다 없어 졌고, 살만한 특이한 물건이 별로 없는 싸구려 학용품, 식기 같은 것을 파는 가게가 되었다. 이제 100엔에 그런 특이한 제품을 만들 방법이 없어졌기 때문일까? 그래도 친구들 선물 산다고 이 것 저 것 골라 담는다.
야나카 영원은 포기이다, 시간이 안되므로. 한국 관광객들이 이 곳을 들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만일 니포리에 숙소를 정했다면 산책하듯 들를 수 있겠지만. 한마디로 공원묘지이다.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길가에 비석들이 촘촘이 서 있는 곳이 보이는데, 그너머가 아닐지? 꽤 유명한 사람들이 쉬고 있다고 하며, 벗꽃놀이의 명소로 사람들이 찾는 다고 한다. 묘지에서 벗꽃놀이를 한다는 것이 상상이 잘 안되어, 한번쯤 찾아가 보고 싶었다. 참 긍정적인 모양인 것 같고.
그래서 걸어서 우에노공원으로 향한다. 아침이어서 그런지 이슬을 머금은 듯한 공기가 참 좋다. 공원 입구의 계단에는 항상 무슨 주장을 하는 팻말을 들고 있는 1인 시위가 있고, 탁발승 하나가 동냥을 하고 있고. 개와 함께 서있는 동상하나. 개가 중요한 것인지 그 사람이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울창한 나무가 적절히 그늘을 만들어 주어 서늘한 기운이 참 좋다. 박물관쪽으로 향하려다가 샛길로 빠진다. 예전에 박물관 쪽 갔다가 별로좋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서. 여기도 절이 하나 있고 매화며 꽃들이 만발해서 포근한 느낌을준다. 상당히 오랜된 듯한 돌기둥이 크기도 적당해서 위압적이지도 않다.절을 지나 호수쪽으로 갔더니, 철조망으로 막혀있다. 무슨공사를 하는지, 아님 보호구역으로 정해서 영원히 막아 놓은 것인지?
먼발치를 보니, 호수의 막히지 않은 부근이 눈에 띄고, 수많은 새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대부분 오리하고 갈매기. 새삼 도쿄가 바다와 가깝다고 느낀다. 오리들 구경하며 먹이를 던져주었는데, 팻말이 눈의 띈다, 야생동물에 먹이를 주지 말라는. 야생동물에게 임의로 먹이를 주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찾아 먹게 하는 것이 요즘의 자연보호인가 보다. 그래서인지 까마귀의 수도 많이 줄었다. 어떤 할머니 하나가 쌀알을 뿌리고는 황급히 도망간다. 먹이를 주고는 싶은 데, 규칙을 어기는 것이므로 캥겨서? 비둘기와 까마귀가 쌀알을 줍고 있는데, 까마귀가 비둘기를 심하게 공격해서 비둘기 한마리의 깃털을 한움큼 뽑아 버린다. 까마귀의 몸집, 부리가 새삼 커 보인다.
아이들의 불만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요즘 인기 있는 “공부의 신” 드라마를 얘기하며 꼬신다. 그 드라마의 원작은 이 도쿄대학을 가는 이야기라고, 그만큼 대단한 학교라고.
다행이 틀리지는 않아 도쿄대학이라고 써있는 조그마한 문에 도착했다. 쪽문정도 되려나? 위압적인 수위도 없고, 바로 앞이 부속병원 건물이다. 화장실이용을 위해 병원 안으로 들어간다. 일본여행와서 병원 구경까지! 넓직한 병원 로비에 8명 정도의 봉사자들이 눈에 띈다. 파란 앞치마를 두르고 누군가 헤매는 것 같으면 달려와서 안내를 해주고 대신 서류도 써주고 하는 것이 눈에 띈다. 우리가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우리에게 달려오려다가 화장실로 향하는 것을 보고 제 위치를 지킨다. 화장실 안에 한국어로 된 안내문도 있다고 한다. 한국사람이 도쿄대부속병원으로 진료받으러 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지?
병원을 나와 큰 길을 따라 걸어가니, 대학교 같은 느낌이 없다. 엄청 높은 빌딩, 적어도 10층은넘는, 또 빌딩. 대학 건물이 이렇게 높아?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이 거의 없고 대학본부라는 간판도 보이고, 인형이 가득히 창가에 전시된 방도 있고. 금방 다른 문에 도착한다. 우리가들어온 문보다는 좀 큰데, 4차선 도로 폭의 문으로 그다지 큰 편은 아니다. 다시 뒤돌아 서서 다른 쪽 길로 들어서 보는데, 사용 중인지 아닌지 모를 좀 낡은 건물이 하나 보이고, 또다시 앞쪽은 막다른 길. 전부다 저 높은 빌딩에 들어갔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회사다니듯이 한번 등교해서 저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나올 일없이 저 건물 안에만 있다가 하교하는 생활? 그래서 인지 아님 방학 중이어서 인지 지나다니는사람도 거의 없다.
별 구경할 것 없다고 생각이 들어 조금 전 만났던 문으로 나갔더니 학교 전경도가 있는데, 우리가 돌아다닌 지역은 전체 면적의 1/4 정도 밖에 안되고, 막힌 길인 줄 알았는데, 그 너머에 광장도 있고, 보통 생각하는 학교 공간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서구경할 힘까지는 없고. 점심을 어디서 해결할까 찾기 시작한다. 대학교앞이니까 가게들이 많겠거니 했는데, 우리가 나온 문도 작은 문이어서 인지 (정문은 다른 쪽에 있었다) 우동집 외에는 마땅한 가게들이 별로 없다. 결국은 걸어서, 걸어서 다시 우에노 역으로 향하게 되었다.
한국 음식점으로 이루어진 골목길을 발견했다. 최신 한국 드라마(비디오인지 DVD인지?)를 대여해 준다는 가게도 있고. 한국 유학생 또는 한국에서 온 노무자(아직도있나?) 대상 가게들인 듯. 듣기로는 예전에 우에노 일대에는한국에서 일본으로 일하러 온 노동자들이 많이 살았다고 했던 것 같다. 위치는 Skyliner 역에서 우에노역 반대 방향으로 한 블록 정도 거리이다. 돈까스가먹고 싶다고 해서 새삼 유명하다던 돈까스 전문점을 찾아 나섰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노트북까지 펴서 들어 확대 지도를 보면서 간신히 찾았는데, 조금전 지나쳤던 한국 음식점 거리에서 샛길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문을닫았다. 오늘만 그런건지 아님 이제 영업을 안하는 것인지 안내판도 없다. 간판은 “돈까스 후타바” 그대로달려 있는데…
길을 건너 아메요코로 들어섰다. 옛날에는 미국에서 들어온 물건들을파는 곳으로 유명했다고 들은 것 같다. 과자며 해산물, 잡화류들을파는 가게들이 많아 남대문 시장에 온 듯 하다. 시장은 항상 활기가 넘쳐서 좋다. 마음에 드는 음식점이 하나 눈에 띈다. 단정해 보이는 건물에 돈까스와소바, 튀김 정식, 생선구이 정식 등을 시켜 먹을 수 있었다. 2층에 올라가서 시장을 내려다 보면서 식사를 했는데, 일본말 메뉴를들로 우리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영어와 한국어로 된 메뉴판을 가져다 준다.
저녁 6시 10분 비행기를 타고 북경으로 돌아간다. 북경 도착하면 10시에 가까워 져서 버스가 끊길 시간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을 비행기이다. 그래서 표가 남아있으면서도 할인이 되는 것이겠지만. 하지만 덕분에마지막 날도 여기 저기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 또다시 급행 열차를 탄다. 시간도 적당하고, 우에노에서 떠나는 기차여서 자리에 앉아 갈수도있다. Skyliner를 탔을 때는 무슨 무슨 비행사는 몇 번 비행장이라는 안내가 있었는데, 급행 열차는 안내가 없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1번 비행장인지, 2번 비행장인지 자신이 알아서 잘 챙기라고.
무리하게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선 적도 없고, 멀리 나간 적도 없이 적당히 힘들면 쉬고 천천히 돌아본 4박 5일도 은근히 힘들긴하나 보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잠에 빠진 아이들. 아이들은 미키마우스, 포켓몬, 토토로 모두를 들렸다 와서 행복했을까? 일본의 뒷골목, 노숙자들, 주택가들을보면서 일본 사람들은 저렇게 사는 구나 하고 느꼈을까? 적어도 만화 영화에서 보이는 집들, 자연풍경, 사람들 표정이 실제로 저렇게 똑같구나 라고는 느꼈을 것이다. 비록 일본 사람들하고 같이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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