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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감상/세계여행지

일본 동경 1 (2010년)

2010년 2월


다시 일본여행을 계획한다. 저번 여행에서 너무 겉모습만 훝고 듯하고, 탈이 나서 고생도 했고,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의 속모습을 보고오고자 한다. 더불어 음식도 여러가지 먹어보려고 하고, 속마음을 내비치지않는 일본사람들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봤으면 하면서.


북해도를 갈까도생각해 봤지만, 구경하고 온천 구경말고는 그다지 특별한것이 없는 해서 동경을 가기로 했다. 비행기편도 동경이 편하고. 하꼬네나 동경에 있는 온천도 가볼까 했지만 최종 계획에서 제외했다. 하꼬네까지 가기는 시간대비 얻을 것이 적은듯하고, 무엇보다도 온천이 아이들과 함께 가기는 편하지 않은 같은 느낌을 여기저기의 여행기에서느꼈기 때문에.

 

늦은 예약에 비행기표를 구하다 보니 첫 날은 늦게(저녁 8) 동경도착이다. 혹시 막히지나 않을까 서둘렀더니, 공항에서 시간이 많이 남는다. 배고프다는 범조 때문에 맥도날드를 찾아가다가 좋은 장소를 발견했다. 평소에 북경공항에 쉴 공간이 없다 했는데, 2층 도착 층 한쪽 끝에 맥도날드가 있고, 그 앞에는 쉬기 편한 의자들이 여럿있어 편하게 남을 기다리거나 할 수 있었다. 누울 수 있는 의자도 있어 잠시 누워서 공항을 쳐다보면서 쉴 수 있었다.



중국항공보다 일본항공이 더 싸서 JAL 탔더니 각자 좌석에 화면이 하나씩 있고, 영화 선택의 가지 수가 상당히 많다. 덕분에 지루하지않게 한국영화를 보며 동경의 하늘에 도착. 내려서 급행열차를 타고 우에노로 향한다. 출장다닐 때는 Skyliner 타고 다녔는데, 급행열차가 10 정도 늦고 자리지정이 안되어 있지만, 마침 시간이 맞고, 마침 자리도 있어서 편안히 값에 우에노에 도착했다. 예약한 호텔은 Hotel New Ueno. 가족이 4명이다 보니 대부분 호텔은 semi-double 또는 double 2개를 예약해야 했는데, 마침 호텔은 다다미방이 있어서 2개하고 가격은 비슷하지만 가족이 방에 묵을 있어서 선택했다. JR 우에노 역에서걸어서 5 거리. 밤늦은 시간이라 역 부근에 노숙자들이 여럿 눈에띈다. 저번에는 못받던 풍경이라 아내와아이들은 놀라와한다. 선진국 일본의 어두운 면이랄까.


호텔에서 예약 확인하고 방으로 올라가는데,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무척 좁아서 우리 4식구가 타니 꽉찬다. 방은 그나마 3인실이라서넓은 편인데도 좁아보이는 것은 역시 일본이다. 작은 TV 하나 하고, 캡슐형으로 설계된 욕실, 넓이를 줄이느라고 깊이를 키운 욕조, 그래도 비데가 달린 변기. 넓직넓직한 중국과 너무 비교가 돼서 아이들은 연신 웃음을 터트린다. 짐을 놓고는 편의점 Lawson 찾아서 밖으로나간다. 지브리미술관을 예약하기 위해서이다. 여행사를 통해서 왔다면 미리 예약이 가능했겠지만, 자유여행이다 보니 직접 예약을 해야하는데, 중국에서는 예약이 불가능했다. 지브리미술관은 Lawson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동네를 한바퀴 돌아 Lawson 찾아 발매기 앞에 섰는데, 이미 표가 거의 팔렸다. 간신히 월요일 오후 4 표만 남아 있어 발매를 하려는데, 이름을 적는 단계에서 자꾸 틀린다. 영문모드가 없어서 가타가나로 입력을 하는데 자꾸 틀렸다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성을 쓰고 칸을 띄우라는 것인데, 띄워서 안되었던 . 발매기 티켓을 들고 카운터에 가서 요금을지불하니 이제 하루 일정이 정해졌다. 약간은 아쉽기도. 추천 일정은 지브리미술관과 부근에있는 에도건축박물관을 날에 보는 것인데, 지브리는 화요일이 휴일이고, 박물관은 월요일이 휴일이니 함께 돌아보는 일정을 잡을 수가없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서 유카타를 입고 폼을 내면서 가지고 간 사발면을 먹으려고 했더니 커피포트가 없다. 찾아보니 적외선 히터가 있고, 히터 위에 철제컵이 하나 올려져 있는것이 커피포트대용이다. 커피 2 나올 정도 양만 데울 수가있는 것이다. 결국 4가족이 차례대로 4번을 물을 끊여서 사발면을 먹었다. 공간 절약을 위해서 일까 전기세 절약을 위해서일까? 다다미방이다 보니 일상 생활에는 편한데, 자려면 매트를깔고 이불을깔고 해야한다. 물론 카운터에서 해주긴 하는데 직접하는 것이 훨씬 편해서 4박하는 동안 4번을 이부자리를 폈다가 접었다했다.

 


둘째날 일정은 아사쿠사하고 시내관광이다.


우선 호텔 부근 우동집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전시되어 있는 메뉴중 하나를 선택해서 해당되는 식권을 자판기에서 사서 내면 우동이나 소바를 말아 주는 가게인데, 일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인상이 좋아보였고, 맛도 먹을 했다. 전시된 메뉴와 실제 나온 메뉴가 틀린 같기는 했지만. (돈까스덮밥인줄 알았더니, 유부덮밥이더라)


아사쿠사의 센소지라는 절은 일본 도쿄 관광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옛 에도 거리라는 관광자료에 혹해서 거리 모습이겠거니 했는데, 주변은 너무현대화된 거리에 파고다 공원같은 분위기의 경내가 있고, 본전은 공사중이라서 겉모습을 수가 없어서 약간은 실망했다. 동경시내 한복판에서 동경을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관광 소개자료의 과장이 좀 심한 것 같다. 내 생각으로는 그냥 동경시내 곳곳에 있는 신사중 한군데 가는 것이 절같은분위기를 느낄수 있지 않을생각이 든다. 절 앞의 유자나무에 주렁주렁 유자가 달려 있는 것이 신기했고, 그 앞에 표지판에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써놨는데, 한국말로도 써놨다. "비둘기 모이는 비둘기가 알아서 한다." 라고.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면 버릇이 되어 자기 스스로 먹이를 찾을 줄 모르게 된다고 하지만, 사실은 비둘기 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닐지? 아무튼 비둘기들이 좀 날씬한 편이다.






당나귀 발모양의 신발을 신고 인력거를 타라고 권하는 사람들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말도 안통하는 인력거를 탈 생각은 들지 않는다. 노점상들을 구경하다 솜사탕 하나 사먹고 절을 나서는데, 멀리 아사히 맥주 건물이 눈에 띈다. 금색 구름 (똥같다는 것이 가족들의 평가다) 모양의 조각품이건물 옥상에 올려져있어 특이해 보인다. 핑게낌에 건물 구경도 하고 바로 앞의 운하도 구경해 볼까하고 쪽으로 걸어가는데, 키티로 장식한 버스가 눈에띈다. 며칠 무료로 동네를 한바퀴 돈다고해서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탔는데, 쇼핑을 할만한, 구경할만한 장소 6군데 정도를 순회하는 버스이다. 버스에만 앉아서 구경하기에는 구경할거리는 별로 없었는데, 중간에 내리자니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가는것도 일일 같아 결국 30분정도를 버스타고 순회하다가 처음탔던 장소 부근에서 다시 내렸다.




다 음 목적지는 시부야. 쇼핑을 좀 해볼까 하는 생각과 디즈니스토아에 들려서 디즈니랜드 티켓을 사려는 2가지 목적을 가지고 결정한 목적지이다. 시부야 역에서 나오니, 상당히 복잡해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한참을 언덕을 올라가다가 잘못된 길인 것 같아 다시 내려와서 중앙통로를 찾아 걸어간다. 일본스러운 깨끗이 정돈된 거리와 여러개의 쇼핑 센터들. 옷종류가 많은데, 우리보다는 젊은 취향에 맞는 옷들일 것이다. 한국에서 있던 ABC mart(신발가게)도 여기 있다. 원래 일본 것이었나?  디즈닌 스토아를 발견하니, 아이들이 먼저 신나서 뛰어 들어간다. 알록달록 예쁜 기념품들 몇 개를 사면서 티켓을 예약했다. 이제 또 하루 일정이 결정되어, 마지막 날 일정만 잡으면 끝이다. 4박 5일이 좀 짧은 듯.



도큐핸드라는 일용잡화 백화점에 들어가서 한참을 구경한다. 일층은 제빵도구들로 한 층이 가득하고, 6층인가 7층까지 올라가면서 층마다 주방기구, 문구, 발관련 물품, 장식품,... 종류를 달리하며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가령 신발 밑창인데, 바깥쪽이 높은 밑창, 안쪽이 높은 것, 앞쪽만 데는 것... 사람마다 원하는 종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특화된 상품들이 특이하다. 가격은 높은 편인데, 주방기구와 학용품류를 몇 개 사고서 배고프다는 아이들 성화에 돈까스 전문점에서 점심을 해결.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조용한 분위기와 맛도 괜찮은 집이었는데, 옆 테이블에 직장 동료인지, 데이트 중인지 남녀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계산할 때가 되자 여자가 자기가 먹은 비용을 100엔 짜리까지 계산해서 남자 쪽에 건네주고, 남자가 식사비를 지불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철저한 더치페이. 어떻게 보면 깨끗해 보이기도 하고.


일 요일이라서 코스프레하는 사람이 좀 많지 않을까 해서 하라주쿠로 향한다. 원래는 시부야에서 에비스까지 조용한 분위기의 상점가를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도쿄관광청 추천 코스) 사람 복잡한 하라주쿠에서 특이한 차림의 코스프레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여장한 남자를 보고, 이제는 시들해 진듯 코스프레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아이들 성화에 저번에 들렸던 키디랜드에 들린다. 기념품사기에 여기만큼 좋은데는 없긴 하지만, 한번 들렀던 곳을 다시 들러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리 마땅치는 않다. 


키 디랜드에서 나오니 벌써 날이 어두워 지기 시작한다. 망설이다가 다시 전철을 타고 에비스로 향한다. 오는 같은 날에는 공연을 하고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공연을 보면서 근사한 저녁을 먹으려고. 에비스역에 내려 무빙워커를 타고 한참을 가야지 에비스가든인데, 공연은 하고 있지 않았다. 마침 5시가 되어 시계탑에서 5시를 알리는 병정들의 행진을 볼 수 있었을 뿐. 서양풍의 건물들을 구경하고, 상점가를 구경하고서 그럴듯한 스시집을 찾았는데, 눈에 띄지 않는다. 맥도날드에 들어가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시켜 먹고 쉬었는데, 마침 종업원이 한국사람이다. 학생인 것 같은데, 아르바이트를 하는 듯.



한 바퀴 주변을 구경하고는 우에노로 돌아와서 역사안에 있는 식당가에서 스시집에 가려고 했더니, 줄이 한참 길다. 기다리기는 좀 못해서 바로 옆 한국음식점에 들어가서 한국음식으로 저녁식사. 종업원들이 한국말을 하는 것이 새삼 감격스럽다. 편하게 한국말로 주문할 수 있었으니까.



원 래 계획했던 일정계획에서 좀 벗어나긴 했지만, 이 것이 자유여행의 자유일 것이다. 단지 아이들이 조금만 걸어도 힘들다고 하는 것이 좀 마음에 걸린다. 아이들은 거리구경에서 재미있는 것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겠지. 원래 조용한 도쿄의 뒷골목 (에비스까지의 거리나 지오가오카)을 구경해 볼까 했는데 못한 것도 좀 아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