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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감상/중국여행지

중국 북경 하늘바라기 산장 (2008년)

2008년 6월

올해부터 생긴 휴일 중 하나가 단오절이다. 올해 단오는 마침 일요일이기 때문에 그 다음날인 월요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어 3일 연휴이다. 2박 3일의 일정이 멀리 다녀오기에는 빠듯한 탓도 있고, 요즘 중국 내 재난사고가 많아서 사천지방의 지진, 남부지방의 홍수 피해가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기분에 20년은 후퇴한 듯한 한국 내 상화에 대한 암울함도 있어서 북경 인근에서 1박 2일 여행을 계획했다.
북경 주위에는 휴가촌들이 여럿 있어 리조트스타일로 1박하면서 여러 오락시설을 즐길수있도록 되어 있지만 가격도 저렴하지 않고, 한국사람들 취향에는 좀 맞지 않는다. 단지 산림지구에 있는 곳은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다. 한국 내 휴양림 가듯이…

가볍게 쉴 수 있는 곳으로 하늘바라기 산장(http://cafe.daum.net /bjhssj)과 장수촌 산장(http://cafe.daum.net/bjslmk), 두 곳을 찾을 수 있었는데. 두 곳 모두 북경 동북쪽의 huairou에 위치해 있어 mutianyu 장성과 가깝다 거리도 집에서 1시간정도. 장수촌 산장은 주위에 공터라든지, 낚시터, 계곡 등이 가까워 보였는데, 시설이 하늘바라기 산장 쪽이 나은 것 같아 이 곳으로 가기로 했다. 가격은 세 끼 식사에 숙박을 합쳐서 1인당 200원이다. (초등학생 150원)

내 차가 없기 때문에 차를 한 대 빌려서 흥정을 하니 170 원 달라고 한다. 편도 60Km 정도이므로 원가(기름값 + 톨게이트비 20원)가 110원 정도 하지 않을지? 뜻 밖에도 기사가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한국에서의 촛불시위에 대해 알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을 쥐에 비유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째서 쥐에 비유하기 시작했는지는 나도 모르는데. 아무튼 기분이 좀 착잡해 진다. 국제적 망신이기도 하고, 여기 중국에 나와 있으면서 나라가 어떡해 돌아갈지 무심할 수도 없고, 관심을 가져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므로.
기사도 이 길은 초행길이다. 인터넷에서 뽑은 지도를 보아가며, 길을 가르쳐 주는 데, 한 번 틀리게 가기는 했지만, 찾아가기 쉬운 길이다. 단지 마지막에 길이 무척 막히기 시작했다. 호수가 이기 때문에 양 옆에 몇 군데 낚시터가 있고, 휴가촌도 있긴 했지만 그 때문에 막힌다고 보기에는 좀 심하고, 길 끝으로 삼림공원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 곳을 가려는 사람이 많은 것인지? 아무튼 거의 서있는 차 속에 있기 답답해서 10분 정도 걸을 생각으로 차를 돌려 보내고 걷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는 좀 오래 걸은 듯, 20분? Jingshi 산장이라는 표지판을 발견하고 내리막 길로 내려갔는데, 건물들이 보이는 데, 아무런 간판도 없다. 나중에 알았지만 간판을 달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아직 간판을 달지 않았다는 것.
운동장에 중학생들이 한국말로 고함을 치면서 물총싸움을 하고 있고, 안내 받아 짐을 푼 방은 2가족 넉넉히 묵을 만한 다락방 딸린 방이다. 짐을 풀고 운동장으로 나와 닥트 놀이를 한다. 처음에는 던질 줄도 모르던 희조가 나중에는 점수를 많이 낸다. 운동장 옆으로 조그마한 수로가 있고 수로에서 뗏목도 타고 낚시도 한다. 그리 깊지 않은 수로이기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는 반면에 큰 고기는 없을 듯 싶다. 뗏목을 타다가 희조가 물에 빠져버렸다.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서 뗏목이 기우뚱하니까 제방에 손을 짚었는데, 그 때 범조가 삿대로 미는 바람에 발은 뗏목에 손은 제방에 있는 채로 버티다가 물로 뛰어 들어 뗏목을 잡고 올라온다. 겁먹은 듯 울음을 터트리면 오빠를 연신 쥐어 박는데, 그 것이 왜 우습던지…






저녁으로 돼지갈비 바비큐를 푸짐하게 먹었다. 몇 시간 동안 은근한 불에 구워 기름 쪽 빠지고 타지도 않고, 우리 네 식구 먹기에는 좀 많은 분량이라 남겨서 다른 곳에 보냈다. 저녁식사 마치고 낚시를 했다. 낚시대는 산장에서 빌려주는 데 4대 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이 좀 치열하긴 했는데, 오히려 늦은 시간이 낚시가 잘되는 시간일텐데 사람이 없다. 낚시 미끼는 빌려주지 않아, 밥알을 미끼로 사용했는데, 낚시를 넣은지 얼마 안되어 범조가 붕어 한 마리를 낚아 올린다. 20 센티미터는 돼 보일 듯. 그 후로는 입질이 잘 없다. 어두워 지자, 다른 일행들은 캠프파이어를 시작한다. 오늘 손님은 우리만 가족이고 다른 곳은 세 군데 단체이다. 65(?)중학교, 구구통 광고사, 캐스팅미용원. 우리 가족은 멀리서 쳐다보다가 방으로 들어가서 다음 날을 기약한다. 잠을 청하는데 옆 방에서 무척 시끄럽다. 고스톱치면서 뭐 그렇게 떠들 일이 있는지…




아침을 일찍도 아니지만 늦지도 아니게 일어나, 아침식사까지 시간이 좀 남아다시 낚시터로 향했다. 조그마한 애기 붕어 한 마리 잡는 걸로 낚시질 마감. 소꼬리 곰탕으로 아침식사 배부르게 하고 다시 뗏목 놀이 하다가 안가겠다는 아이들 협박해서 등산 시작. 산장 앞으로 난 등산로를 올라가는데, 산세가 한국산과 비슷하다. 중간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야한다고 해서 우측으로 갔는데, 그 갈림길이 아니었다. 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열매 그득한 나무를 발견했는데, 매실이라고 따서 매실즙만든다고 열심이 배낭에 가득채워는데, 나중에 내려가서 물러보니 살구라고 한다. 아무튼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서 보니 바위에다가 누군가가 직진하라고 화살표를 그려놨는데, 그걸 못보고 우측으로 갔던 것이었다. 한국같으면 조그만 산에도 리본이 매어져 있고, 사람도 많은데, 이 곳은 리본 같은 것은 금지되어 있나 보다. 한 번 잘못들어선 길을 내려와서 다시 올라가려니 아이들 반발이 심하다. 그만 내려가자고. 더군다나 2통 가져온 물을 다 마셔버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할 수 밖에 없었다. 정상까지 가려면 2시간 이상 걸릴 것 같긴 하다.



뗏목타고 놀다가 점심때는 닭 백숙. 이 곳에서 놓아서 키운 닭을 몇 시간 고아서 만든 닭죽을 맛있게 먹고 수박까지. 너무 잘 먹는 여행이다. 먹을 것 하난 준비 안해오고, 한국같으면 한 끼 정도 라면으로 때우든지 하면서 한 끼만 제대로 먹었을 텐데. 주인장은 곧 산장 위치를 옮길 예정이라고 하신다. 이 곳에 가까운 곳인데, 과수원이고, 그 곳에 가면 운동장 여럿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처음에 직원들 휴식소로 이 곳을 샀는데, 남들하게 개방하다 보니 욕도 좀 먹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베푸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것을 터득했다고.
혹시 휴일끝이라 막힐까 두려워 2 시 좀 넘어 출발했는데, 하나도 막히지 않는 바람에 금방 집에 도착했다. 여행경비 700원(산장비)+340원(왕복 교통비) = 1040원(한국돈 156,000원) 싼 편은 아니지만, 먹은 식사에 비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