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 북경은 적당히 선선하다. 여름이면 많이 가는 곳 중 하나가 십도이다. 굽이 치는 강가로 유원지가
있는 곳이라 놀기 좋기는 한데, 길이 막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어, 몇 시간을 차 안에서 있다 올 수도 있는 곳이라 부담스럽니다.
그 끄트막으로 백리협이라고 100리 길이로 협곡이 있다고 하여 백리협이다. 작은 장가계라고 불리는 곳으로 삼국지 같은 드라마도
찍었다고 한다. 이제 물놀이 철은 지났겠거니 하고 백리협을 여행지로 잡았다.
주말날씨예보를 보니, 금요일,토요일(8월 29,30일) 비가 오고 번개가 친다고 해서 여행을 주저하게 만든다. 다른
가족하고 함께 가기로 까지 약속을 잡고 차편도 예약해뒀는데… 금요일날씨를 보니 그다지 비가 많이 오지는 않고 해서 계획대로 강행한
것이 성공적이었다. 백리협은 북경의 서남쪽에 위치하고 편도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출발할 때는 비가 간간이 오던 것이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에는 보슬보슬 비가 내릴 정도로 많이 개였다. 2시간 정도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이 십도 초입의 일도. 저 밑으로
개울가가 펼쳐지고 첩첩산중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도, 삼도,… 지나가면서 층층계곡과 높은 기암괴석, 넓은 냇가가 번갈아 가며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며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십도를 지나 십팔도를 지나치며 이제 곧 도착하겠지 하는 순간, 나타난 백리협
안내표지판은 아직도 20여 Km 가 남았다고 가르쳐 준다. 좀 멀긴 하군. 정문쪽으로 들어가니, 아직 상가가 분양하지 않은 듯,
아님 성수기가 아니라서 철수를 한 것인지 상가 건물은 큰 데, 장사는 하고 있지 않다. 상가에서 좀 더 들어가니 주차장. 이
곳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 양 옆에 노새가 끄는 수레차와 말을 끄는 사람들이 입구까지 멀다고 타고 가라고 유혹한다. 별로 멀지
않을 텐데, 비싸게 10원이나 받는 다고. 모두 거절하고 씩씩하게 걸어가니, 5분도 걷지 않아 입구가 나타난다. 삼국지에서
관우가 돌파하는 관문들이 이렇게 생기지 않았었나? 입장하기 전에 옆의 숲속에서 점심부터 풀어먹고 본다. 아침 일찍(7시)에 약간은
부실하게 아침을 먹고 나오다 보니 11시 좀 지났는데, 벌써 배가 고프다고 하니…
입장해서 전기차를 탄다. 인터넷에서 본 바에 의하면, 입구에서 본격적인 협곡시작까지는 1.3Km 정도로 걸어가기에 먼 거리는 아니지만, 중간에 볼 경치가 별로 없고, 지나가는 전기차때문에 걷는데 방해를 받으니 타는 것이 낫다고 해서. 왕복표를 8원씩에 사서 협곡입구 도착. 양 옆으로 맑게 흐르는 시냇물을 보며 잠깐 걸으니, 곧 높은 기암괴석이다.
백리협을 한바퀴도는 코스를 권한다. 오른쪽으로 올라가서 꼭대기 까지 올라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반대편으로 넘어가서 다시
입구까지 내려오는 코스가 3시간 정도 걸린다고. 입구부터 아담한 폭포가 시작되더니, 사진기로는 담을 수 없는 높은 기암괴석이
있고, 동굴을 기어 올라갔나 싶더니, 동굴이 아니라, 암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공간인데, 높은 꼭대기에서 부터 폭포가 떨어지고
있고, 간간이 물을 지나갈 수 밖에 없는 곳은 징검다리를 만들거나 해서 지나다니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게 (너무 불편이 없게)
길을 정리해 놓았다. 조금 가파른 길이 있다하면 가마꾼이 가마를 타라고 유혹을 한다. 그다지 힘든 길은 없는데, 몸이 불편한
사람도 경치구경을 할 수 있도록 한 배려?
끄트막까지 올라가니, 그동안 지내온 협곡과 달리 풀사이로 길이 뚫려 있나 싶더니, 가파른 사다리 길과 케이블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 시간상, 그리고 아이들 눈치를 보느라 (지도에 있는 케이블카를 보고 올라올 때 부터 케이블카를
노래부른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가서 주위를 둘러보고, 또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반대편으로 내려간다. 상당한 경사이지만 이미
경동대협곡에서 더 위험한 케이블카를 경험한 지라 아이들도 전혀 겁내지 않느다.
내려가는 길에도 올라올 때의 길과 유사하게 겹겹이 쌍인 기암괴석들과 폭포들, 동굴들이 계속되고, 시원한 시냇물이 아이들 장난감을 대신한다.
내려가는 길에도 올라올 때의 길과 유사하게 겹겹이 쌍인 기암괴석들과 폭포들, 동굴들이 계속되고, 시원한 시냇물이 아이들 장난감을 대신한다.
다행이 전혀 비를 만나지도 않고, 해도 없어 시원하고, 사람들도 별로 없어 붑비지도 않고 (성수기도 지났고 비가 온다는 예보때문에?) 모처럼 만족할 만한 산행을 했다.
나오는 길에 잠시 십도 중 한 곳에 쉬었다 간다고 차를 멈추니 여러 사람이 갑자기 뛰어 나온다. 무슨 일이 난 듯 급히
쫓아 나와 놀랐는데, 말타라고 여러 사람이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다. 같이 온 가족의 아이들이 말을 못타본 듯, 호기심을 표시해
잠시 한바퀴 돌기로 한다. 몇 분 탔나 싶게 한바퀴 도는 데 10원씩 받는다. 내몽고에 비하면 엄청난 바가지다. 옆의 민박집에
들어가 보니 오리배 같은 것들이 띄워져 있어 잠시 또 아이들 기분을 맞춰주고...
이 곳 십도는 확실히 유원지다. 오리배 부터 뗏목, 낚시터, 승마, 번지점프에 래프팅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십도에
기차역이 있는 것 하면, 성수기면 그 앞 길이 엄청 막히는 데도 불구하고 왕복 2차선밖에 안되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경춘가도의
강촌역이다. 물론 규모는 강촌 및 한강변의 10배 정도 되겠지만.
왕징에 도달하니 다시 7시이다. 12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북경가까이 (3시간 거리면 가까운 것 맞나?)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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