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봄이 무르익어 여기저기 푸르름이 가득하다. 이 때쯤 이면 대나무 잎이 푸릇푸릇해서 보기좋을까 해서 zizhuyuan(자죽원) 으로
향했다. 자주색 대나무와 연관된 어떤 사원같은 것이 있는 곳인 듯. 한국의 오죽헌이 까만 대나무였던가? 이름으로는 유사한 것
같다.
서4환에 가깝기 때문에 집에서 상당히 멀다. 그래도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기 때문에(운통 104번) 버스를 타고 갔다.
버스를 타고 가면 북경의 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택시를 타고 가면 거의 순환로를 타고 가기 때문에 빠르기는 하지만 항상 똑같은
풍경에 거리감각도 없어진다. 그런데 버스차장이 내 발음을 못 알아듣는다. 성조때문인지, zh 발음 때문인지... 동물원에 가냐고
해서 동물원 다음 다음 정거장이라고 했는데, 그게 또 중국식 말이 아닌가 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동물원까지 2원이라고 요금을
끊어준다.
저번에도 동물원갈 때, 지나갔던 거리일텐데, 오늘은 신지에코(새로운 거리 입구?) 라는 지명이 새롭다. 거의 시내
한복판에 가까운 곳인데 새로운 거리라니? 그렇다고 그렇게 최근에 생긴 거리는 아닌 것 같은데, 유래를 모르겠다. 1시간 5분을
걸려 zizhuyuan에 도착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바로 입구가 있고, 들어가는데 입장료가 없다. 그런데 들어가자 마자 대나무숲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그렇지는 않고 키 작은 대나무 군락이 조금 눈에 띈다. 생각보다 대나무가 적네 생각하며 호수가로 향했는데, 곳곳에서 결혼사진을
찍으려는 신랑,신부가 여럿있고, 예비 신랑,신부의 데이트하는 모습이 길을 막아 살짝 돌아 내려가는 순간, 아이들이 함성을 지른다.
"배다" 저번에 yuyuantan에 갔을 때, 배를 태워준다고 해놓고 못태워주었더니... 매표소부터 찾아갔는데, 사람이 별로
없다. 1시간에50원 짜리에 보증금 100원으로 되어 있다. 200원을 냈더니, 100원만 내면 된다고 한다. 보증금과 요금이
별도가 아니라, 보증금을 내고 그 안에서 요금을 떼어가는 시스템이다. 카드를 받아 선착장에서 배를 타기 까지 걸린시간이 1분도
안됐다. 호수에는 배들이 가득 메우고 있지만. 우리가 탄 배는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가는 인력선인데, 비슷한 구조의 오리배가
있고, 5명이 타는 동력선과 2명이 타는 잠수함 모양의 동력선이 있다. 동력선이 날렵하게 떠다니는 것을 보니 다음에는 저것을
타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배탈수있다는 데 감격해서, 동력선과 인력선을 구분할 줄 몰랐다. 다행인 것은 아이들이 저마다 자기가
페달을 밟겠다고 해서 조금 쉴 수도 있었다는 것. 희조는 좌석과 페달간의 거리가 멀어서 엉덩이를 공중에 띄우고서 페달을 밟는다.
호수 곳곳에는 수중지뢰도 있다. 때때로 물을 뿜어내는 분수가 여럿 물에 떠있는데, 그 물이 배 위로 쏟아지는 것을 즐거워 한다.
호수를 빙 돌아서 배를 반환하고 호수를 한바퀴 돌았다. 호수와는 분리되어 낚시터도 있는데, 제법 큰 잉어인지, 초어인지를
낚는 모습이다. 한 편에서 낚시대를 대여하던데, 시간제 요금이 아니고, 고기 종류별로 1근에 얼마라는 가격표만 붙어있다. 잡은
고기를 근 수달아서 가져가라는 것인지?? 반바퀴 돌아 반대편으로 갔더니, 대나무 숲이 있다. 키 큰 대나무숲은 아니지만 제법 넓은
면적에 대나무숲이 있고, 오죽헌 비슷한 분위기의 건물이 하나 있는데, 아무도 그 안에 들어가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냥 지나쳐서
이화원가는 배있는 곳을 물었더니, 왔던 길을 돌아가라고 한다. 북경에는 여러 개의 수로가 있는데, 그중 한, 두개가 현재
관광목적으로 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도 있다고 들었기에 그 배를 타려고 했는데, 찾아가보니 너무 늦었다. 호수 서쪽에 선착장이
있는데(호수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4시 반이면 퇴근한다고 한다. 편도 요금 40원 걸리는 시간 50분. 용모양의 머리를 가진
배가 운행하는 배인가 보다. 눈으로만 구경하고 길을 나섰다.
배고프다는 아이들 때문에 간단히 요기하려고 했는데, 마땅한 음식점이 눈에 띄지 않아 택시를 타고 금원(jinyuan)
yansuo 에 갔다. outlet 이겠거닌, 생각했었는데, 백화점에 가까운 듯. 5층 건물에 엄청난 넓이로 (한 쪽 길이가
200 미터는 될 듯하다.) 호화로운 상점들이 가득하다. 식당가에서 어느 식당을 갈까 고민하다가 구석으로 가니, 값싼 음식코너가
있고 그 안에 대장금 사진으로 도배한 한국음식 코너가 있다. 짜장면 2개, 닭고기 덮밥, 소고기 전골국수, 감자전을 시켰는데
65원. 오랜만에 먹는 한국식 짜장면이라고 아이들이 좋아했는데, 양이 세수대야에 가깝다. 하나만 시켜도 두 아이가 먹고 남을 듯.
감자전은 기름이 너무 많고 짜서 실패작이었다. 아무튼 배 터지게 먹고 백화점을 구경하려고 하니, 값싸보이던 지하코너는 문을
닫았다. 아님 못찾은 건지? 결국 저 비싼 물건을 중국에서 누가 사나 생각하면 구경만 하다.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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